오늘 보고 왔습니다. 초흥분했습니다.
기대한 것보다 더 진짜 정말로 백합입니다...
'내가 라이벌과 한 팀이 되어 사랑에 빠질 리가 없잖아, 무리무리! (※무리가 아니었다?!)'라는 제목의 백합 작품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영화가 이렇게 만들어지도록 힘써주신 모든 분들께 압도적으로 감사드립니다.

먼저 나애리는, 레즈비언의 신이자 레즈비언의 악마입니다.
진짜로 영화에 나오는 모든 여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어놓습니다. 하니에 주나비에 일진여학생까지... 이 여자와 엮이지 않는 여자가 없습니다.
육상 국가대표에 5대1로 싸우고 지존 부자 집안에 등장 때마다 샤랄라 효과가 더해지는... 어이없을 정도로 멋진 여자이지만 하니에게는 패드립을 치고 빡빡 화내면서 자기의 진짜 성깔을 보여주는데요. 이점에서 그녀는 하니의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왜냐? 원래 사랑하는 사람한테 화내는 게 여자니까요...^^
나애리는 자신이 달리는 이유를 고민하게 되는데요.
예전에는 그저 이기기 위해 달렸을 뿐이었지만, 하니와 함께 달리며 달리기는 '즐겁다'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애리가 처음 달리기의 즐거움을 알게 되는 곳이 레즈비언들의 성지인 홍대입구역 9번출구인 것은 과연 우연일까요?
새로운 레즈비언 데이트코스로 하니와 애리가 시합을 한 홍대 KT&G 상상마당~홍대입구역 9번출구 러닝을 추천드립니다.

어쨌든 하니를 지나쳐 이기기 위해 달렸던 나애리가... 이제는 하니와 함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달리는 것이죠.
이것은 뭘까요? 바로 결혼을 의미합니다.
둘이 버진로드에서 단거리달리기를 했으면 좋겠네요. 웨딩드레스 입고 크라우칭 스타트를 하고요.

이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긴 사람이 축의금을 다 가져가는거죠...
그리고 하니는 옛날에도 그랬듯 작고 다혈질입니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교과서처럼 달리는 애리에 비해 짐승처럼 본능대로 달리지요...
짐승처럼 달리는 여자와 올곧게 달리는 여자... 뭔가 감이 오죠?

이 짐승같은 본능으로 하니는 그저 달리는 게 좋아서, 즐거워서 시도때도 없이 달립니다. 그래서 너는 왜 달리냐는 애리의 물음에 약간 엥;; 그런 걸 왜 생각하는데; 이런 식으로 답하기도 하는데요..(mbti가 S인가봅니다)
훈련 중 부상을 당해서 휴식을 권유받자 또 못참고 뛰쳐나가서 횡단보도 사이에서 비를 맞으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게 바로 이 장면인데요...

이 뒤에 애리의 지존 진심 백합 고백씬이 나옵니다.
부상 때문에 시합에 나가지 못할 것을 슬퍼하는 하니에게 나애리는 "포기해도 돼.(중략) 나는 너와 함께 달리고 싶어"라고 말합니다......볼을 붉히면서요... 그리고 그 말을 들은 하니도 놀라며 볼을 붉히죠.......

그렇습니다.. 애리는... 하니와 함께 달리는 게 중요했던 것입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게이만화의 거장 타가메 겐고로의 검투사 만화(원제: 웅심 비르투스)가 떠올랐습니다..

이 둘도 서로 싸워 죽여야 하는 관계였지만, 사랑에 빠지고 말죠. 서로를 이겨야 하는 라이벌이지만 '함께 뛰고 싶다'는 감정이 생긴 하니&애리와 비슷하지 않나요? 제가 보기엔 저 정도의 LOVE 농도였다는 것입니다...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사실상 없습니다. 영화의 모든 사건들이 하니와 애리의 우정 및 사랑을 단단하게 해줘요...
하니와 애리의 사랑을 이루어지게 해주신 분이 있는데요. 바로 새로운 캐릭터 주나비입니다.

엄청난 달리기 실력과 어그로 실력으로 둘의 속을 박박 긁는 적 캐릭터입니다. 애리가 원래 다녔던 학교의 육상부 소속인데, 코치와 함께 시합에서 하니&애리를 이기고 국가대표 자리를 따려고 합니다.
물건 던지기, 반칙으로 부딪히기 같은 위험한 짓도 서슴지 않는... 무서운 녀석입니다.

주나비는 계속 근육을 자랑하는 게 좀 웃겼는데... 애가 파쿠르에 클라이밍까지 해서 엄청난 등근육을 자랑합니다.
마치 캐롤의 케이트 블란쳇 같습니다.
암튼 이 분이 계속 어그로를 끌어주고 하니와 애리의 공동의 적이 되어 둘을 한 팀으로 이끈 주역이십니다.
하니애리 결혼식에서 달리기 하기 전에 이 분에 대한 감사인사를 먼저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계속 여유롭고 자신만만하게 나오는데 마지막에 '사랑의 힘으로 각성'한 나애리를 이기기 위해 여유가 다 무너지고 망가진 얼굴로 진심을 다해 달리는 게 좋았습니다.
이분은 같은 팀 이서연 씨와 행복했으면 합니다... 둘다 어그로 대마왕에 사납게 생기고 타투도 있는 것이 천생연분 같습니다.

이분이 이서연 씨입니다... 예고편엔 코빼기도 안비치는데 영화엔 나름 길게 나옵니다...
포스터엔 조그맣게 자리하고 계시군요...

이쯤에서 포스터 한 번 보고 가시죠.
하니는 '즐겁게' 달리는 아이입니다. 그리고 나애리는 '너와 함께' 달리는 겁니다..........
정말 수천번 생각해도 가슴이 울리는 문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40년의 세월을 넘어 나애리가 이런 레전드 레즈비언으로 다시 태어나다니요....
하니를 이기고만 싶어하던 나애리는 하니 때문에 즐거움을 알고, 달리고 싶어하고, 하니의 등을 보며 달리는 것을 행복하게 생각하게 되는데요,,,,,하니를 정말 사랑하는 것 같죠??? 그리고 하니도 나애리를 당연히 사랑하겠죠????????
둘이 달콤쌉싸름한 사춘기 고등학생 육상부 라이벌 및 연인이 되면 되겠죠????
아 그리고.....

얜 뭐냐고요? 창수입니다.
이 친구, 하니와 절친한 또래 남학생이지만... 동성애적 감상에 아~~~무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라? 좀 방해되는데? 싶으면
"하니야/애리야.... 애리를/하니를 더 신경써줘...."
이러고 알아서 뚜벅뚜벅 걸어나갑니다. 둘의 육상 매니저이자 사실상 커플 매니저입니다. 착하고 짐도 잘 듭니다.
그러니까 하니와 애리에게만 집중하세요.

이러한 아름다운 장면이 나올 때마다 쌍따봉을 날리시고, 주변에 널리 전파해주세요....
동성애적 사고가 아니더라도, 스토리도 괜찮고 캐릭터도 매력적이고... 특히 달리기 장면이 후반부 갈수록 재미있으니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좋아하시면 꼭 보셨음 좋겠습니다...
저는 아마 올해가 끝날 때까지... 하니와 애리 생각을 하며 살아가게 될 것 같습니다.
즐거운 백합 달리기 하십시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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